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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by 랭님 2009. 11. 4.

명작 속 논술비법 찾기]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세계일보 | 2007-01-15 09:58:08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의 역작 ‘슬픈 열대’의 앞부분에는 브라질 원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담긴 사진이 몇 장 들어 있다. 이 책을 처음 본 학생들은 그 사진에 대해 대부분 ‘너무 적나라한 모습이다’는 반응을 보인다.

학생들의 반응은 이른바 문명국가에서 미개문화를 보는 입장과 비슷하다. 물질문명의 발달이 정신문명을 압도하는 오늘날 기술과 자본이 개입되지 않은 삶의 모습은 이질적이고 비문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벌거벗고 산다는 것은 혐오의 대상이 되고,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문화로 취급받는다. 이러한 구분은 상대 문화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와 오만에서 비롯한 오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바로 스트로스다.

그는 ‘슬픈 열대’에서 ‘문명’과 ‘야만’의 경계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그는 서구적 가치관에 따른 ‘문명’의 정의는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며, 더 나아가 폭력적이라고까지 본다.

2006학년도 동국대 정시 논술고사에서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보편성과 다양성,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4문항을 출제했다. 이 가운데 2번 문제에 ‘슬픈 열대’가 등장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스트로스는 적극적인 자연 개조를 통한 사유재산의 가치 증식을 추구하는 서구 근대문명 사상이 전지구적인 가치로 자리할 수 없으며, 각 문화는 그 나름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비판 또는 지지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그 선택에 따른 가점이나 감점은 없다. 채점 과정에서 중시하는 부분은 자신이 선택한 입장을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고 있느냐이다.

비판하는 입장을 택한다면 서구적 가치관이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경제적 우위에 기반을 둔 일방적인 침투의 형태를 취했다는 점을 기억하고, 과연 서구적 가치가 시공을 초월해 보편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반대로 옹호하는 입장에 선다면 자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더 진보된 기술을 통해 물질문명의 발달을 선도해온 서구 문명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으며, 이것이 인간 역사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들어 서구 문명에 내재한 보편성을 지지하는 쪽으로 답안을 작성한다.

김수연 비타에듀 에플논술硏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