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장 레벨 설계
레벨 설계는 RPG의 핵심이다. 하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말자. 가장 단순하고 재미있어야할 부분이 너무
어렵게 생각한 나머지 생명력을 놓칠 수가 있다. 요점은 다음과 같다.
1. 레벨이 오르는 시기가 너무 늦어도 너무 빨라도 재미가 감소한다.
2. 게임 초반부에는 비교적 레벨업이 빠르며, 후반부로 갈수록 레벨업이 어렵다.3. 레벨업시 레벨업 전과의 차별이 뚜렷할수록 재미 있다.
4. 천편일률적인 반복은 재미가 없다.
자, 위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자. 우선, 레벨업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말할 필요도 없이 어느 RPG나 적을 처치하면 경험치를 획득하고 획득한 경험치가 누적되면 레벨이
오른다...고 한다. 너무나 단순한 설정이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RPG는 거의 없다. (조금 더 새로운 것을 생각해 보아도 될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경험치를 획득한다던가..이런 거 이미 있으니까 베낄 생각은 하지 말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구관이 명관이다. 재미 없다면
안 한다. 우려먹어도 재밋는 레파토리니까 써라.)
레벨업을 어떻게 해야할지 정했으면 레벨업을 했을 때 얻게될 능력치나 기타 능력을
생각해 보자. 이것도 역시 기본으로 '더 강한 적을 물리칠 수 있다.', '잘하면 보스도 물리칠 수 있다.','더 강한 적을 물리치면 더 많은
경험치와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따위의 아주 아메바틱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역시, 조금 다른 생각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새로운 점이 가미되지 않은 게임이라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까? 예를 들어, 더욱 강한 능력으로 레벨 10 마다 새로운 마법체계를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천편일률적인 단순 레벨업이 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물론 이런 것도 이미 있다.그것도 많이..)
자, 이제 좀 더
생각을 깊게 하자. 맵이 있다. 이동 시나리오(얘기가 아니라 이동루트)가 있다. 그리고 레벨업시 얻게되는 능력도 대충 생각했다. 그럼 이제, 총
레벨 산출을 해야한다. 적들을 10단계 정도로 나누어 맵에 배치해 본다(게임 스케일에 따라 단계가 세분화 될수도 축소될 수도 있다.) 이러한
마디가 적당하다면 그 10단계 마디를 어떤 식으로 구분할 것인지 생각한다. 보스전으로 마디를 구분할 것인지, 파워던젼으로 구분할 것인지,
시나리오상 특정 레벨 이하는 아예 출입금지로 할 것인지 등등.. 이제 구분이 구체적이 된다면 전제 게임이 좀 더 간결하게 10 개로 나누어진
것이다. 이 파편을 편의상 장(Chapter)이라고 칭하자.
각 장의 구성은 기획에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첫번째 장은 안내, 두번째
장은 동기부여, 세번째 장은 모험, 네번째 장은 위기, 다섯번째 장은 중간휴식..이러한 식으로...
이러한 장의 분위기가 정해지면 각 장의
플레이 타임을 얼마 정도로 잡아야할지 감이 올 것이다.(타이밍을 다시 조정해야 하다니~!) 안내의 장은 약간 길고 아기자기한 얘기가
많게(익숙해지기..) 동기부여는 짧고 굵게.. 모험은 많이 길게(던젼을 헤맨다는 건 늘 써 먹는...) 휴식은 짧지만 알차게(모험에서 획득한
아이템 이것저것 바꿔 껴 보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할 것이다..) 등 .......잘 생각해서 정한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더욱
게임의 윤곽이 확실히 드러났다. 그러면, 이러한 각 장의 플레이를 고려하여 이 번 장은 레벨업이 몇 번이나 되어야 할까? 다음 장은 레벨업이 몇
번이나 되어야 할까? 를 생각한다. 가장 편한 것은 역시 일률화 시키는 것이다! 1-10 레벨 까지는 1 장. 11-20 레벨은 2 장.
21-30 레벨은 3 장..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대강 만든 느낌이 들지 않을까?
어쨌든, 한 번 레벨업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고
몬스터는 얼마나 죽여야할 것인지가 나올 것이다.(안 나온다면?.. 그럼..나올 때까지..) 어쨌든, 레벨업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도록 해야한다. (전투 시간이 너무 짧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하는 것과 요령이 같다. 어쩌면, 기획력이라는 짧은 전투라도 지루하게
느껴지게도 할 수 있다.) 초심자의 레벨업에 걸리는 시간은 열심히 플레이 했을 때 1 레벨업당 15분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4 레벨을
획득하기 위해선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러한 식의 빠른 레벨업은 흥미를 주기 위한 미끼다. 6 레벨 정도가 되면 느려지게 만든다. 그래서
나중에 게임의 후반부로 가면 1 레벨업 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릴 수도 있다. (너무나 사악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플레이어는 길들어질대로
길들어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물론 벨런싱 성공시만...)
어쨌든, 레벨업이 상당히 느려지는 후반기를 제외한 1 레벨업이
3시간 정도까지 걸리는 그 단계의 레벨은 어느 정도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여기까지를 벨런싱 범위로 잡는 것이다. 그 이후의 부분은
사실 신경쓸 게 없다. 편의상 여기까지의 레벨을 최종레벨이라고 칭하자.(이 기준은 필자의 감으로 잡은 것이나, 기획자에 따라 다르게 기준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최종레벨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것으로 레벨존을 설정하자. 아까 배치해 둔 몬스터에 레벨을
매기자. 이제 이 몬스터들이 줄 경험치를 산출할 수 있다!
드디어, 각 레벨에 따른 필요 경험치를 설정하자. 우선, 경험치 설정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 높은 레벨존에서 싸우는 놈이 낮은 레벨존에 가서 손쉽게 레벨업 할 수 있으면 안 될 것이다. 단계의 차이란 제곱의 차이다. 즉, 각 장 마다. 제곱의 경험치를 획득하도록 설계 한다. 아니면, 프로그램으로 레벨차이가 아랫쪽으로 많은 나는 넘은 죽여도 경험치가 거의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
- 제곱의 경험치를 얻어야 한다고 해서 적이 제곱의 경험치를 주는 것이 아니다. 적이 주는 경험치는 등비적으로 늘어난다.
위와 같은 요점을 염두에 두고 경험치를 설정해 보자. 경험치 설정 공식을 만들어서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의도하는 레벨과 맞아 떨어지면 된 것이다.
통상, 경험치 공식을 만들 때 성장도 계수라는 것을
가정한다. 즉, 경험치 획득 단계를 4 단계(혹은 그 이상)로 나누어서 인간의 생노병사를 대입하는 것이다. 아기는 성장이 무척 빠르지만 노인은
성장이 거의 더디다. 가령, 성장도가 4라면 무척 빠른 것이고, 성장도가 1이라면 아주 더딘 것이다....라고....
이렇게하여,
산출된 공식은 그대로 프로그램에 코딩하지는 않는다. 공식으로 산출된 수치들을 텍스트 화일등으로 만들어 이것을 데이터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기획자는 간단한 벨런싱 툴을 만들어줄 수 있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벨런싱은 마치 낚시에서 물고기를
낚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을 때 줄이 너무 느슨하면 물고기는 낚이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너무 팽팽하면 줄을 끊고
물고기는 달아나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