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체험으로써의 온라인 게임
KGDC 2002
고객 체험으로써의 온라인 게임
-Total Experience-
작성자 : 홍 영 준
㈜브릿지커뮤티케이션 게임 기획팀
bandex@chol.com
들어가는 말 - 새로운 접근
98년 '리니지'를 필두로 국내의 온라인 게임시장은 급속히 팽창해왔다. 불황이 깊어 가는 인터넷 업계에서도 성인, 아바타와 함께 성공하는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온라인 게임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었던 '바람의나라(96년)'로부터 7년, 상용화 한 최초의 온라인 게임인 '쥬라기공원(93년)'으로부터는 벌써 9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과는 다르게 작년부터는 포화 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상당수의 게임이 채 출시조차 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이또 다른 현실이다.
누구나 - 마케터와 제작자, 그리고 소비자를 포함해서 -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현재 나와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그 외양만 조금씩 틀릴 뿐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근래 들어서 참신한 시도로 제작되고 있는 몇몇 게임이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힘든 실정이다. 게임이라는 키워드가 대중화 되고, 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다양한 네티즌의 구성과 비교하면 너무도 편향적인 제작이 아닐 수 없다.
시장은 일정한 규모와 각 제품간의 질적인 격차게 해소되고, 단순 소비의 경제가 그 수명을 다할 무렵 자연스럽게 세분화 된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변하게 된다. 아직까지 회사마다 제품 (온라인게임) 의 질 (기술력) 이 평준화 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여러 가지시도되는 제작 방법론들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조금씩 갖추어진다면 그리 요원한 일만도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의 게임을 보면 이미 기술적인 격차는 어느 정도 극복이 된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게임의 내용 즉, 컨텐츠가 될 것이고 온라인게임은 차별화 된 고객의 입맛에 맞추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최근 마케팅의 동향을 살펴보면 고객과 체험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고객중심, 고객편의, 고객만족 모두가 일상적으로 들리는 말이 되었고 더 나아가 체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의 소비자는 단순히 돈을 지불하고 피동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것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기업의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제품의 편익에서 벗어나 총체적인 체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감각적인 주체로서인식되기를 희망한다. 인간의 오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이를 감성에 호소하여 장기적인 기업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 시대의 새로운 화두는 아닐까?
온라인 게임은 그 시작부터 서비스 영역보다는 체험의 영역에 준거점을 둔다. 일방적인전달이 아니라 연출되는 것이고, 무형적 요소가 아닌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맞춤화에 희생되지 않는 개인적인 것이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점차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그들은 편익보다는 순간의 감각에 더욱 충실하다. ([고객 체험의 경제학] 참조)
그렇다면 온라인 게임에서 고객과 체험이라는 영역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 질문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게시판에서의 질문/응답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고객 관리와 의견 수렴. 더 나아가 고객 체험을 바탕으로 차별화 된 컨텐츠의 기획, 마케팅, 제작, 서비스를 총괄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고객과 체험을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 사슬의 한 단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기획 - 체험의 테마 설정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에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는 2가지 방식이 쓰인다. 하나는 회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이러한 기술을 특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을 기획하는 것 (퀘이크 등의 FPS 게임) 과 게임 기획자의 의도에 맞추어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거나 조직하여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최고 책임자의 직관적인 결정이나 최근의 시장 동향 등에 대해서도 그 방향성이 크게 좌우 되기도 한다. 이 과정을 가만히 들여 보면 정작 중요한 고객은 전혀 배제된 채 초기 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게임 디자인을 조율하는 여러 과정에서 사용자 시각에서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는 있겠지만 말이다.
이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은 고객이 원하는 게임이 아닌, 기획자가 원하는 게임.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게임. 제작자가 원하는 게임. 혹은 기술이 원하는 게임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의 진정한 욕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주변만을 맴돌게 된다.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고객에게 밀착 된 종합적인 체험을 전달하는 독특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면은 매우 아이러니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고객의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의 기획에는 어떠한 방법이 존재하는지 알아보자. 하지만, 그 전에 우선적으로 과연 누구를 목표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아야 한다. 인간의 다양한 욕구와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각자 원하는 체험의 종류나 강도가 틀려질 수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느낌을 전달할 것인가? 세분화 된 고객에게 접근할 것인가? 등이 결정 된다면 좀 더 분명히 목표 된 체험을 설계 할 수 있을 것이다. Segmentation과 Targeting은 기획 초기 결정되어야 한다.
1. 특화 된 체험의 설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구체적인 고객이 선정되었다면, 이제 체험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가장 중요한 목표는 어떠한 체험을 전달할 것인가? 이다. 이것에는 고객의 진정한 욕구에 집중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가? 이것이 고객에게 어떠한 체험을 전달할 수 있는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서 목표하는 체험이 타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별화 된 것이어야 함을 물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온라인 게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하며, 모든 상황 에서 고객이 느끼게 되는 체험을 분석하고 정리해야 한다. 최초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매체 (광고, 입소문 등) 에서부터 홈페이지와 게임의 접속에 이르는 모든 상황에 대한 체험이 사전에 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체험을 구체적인 테마로 설정하여 각 상황에 대입하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이른바 기획 컨셉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체험을 중요한 요소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이후에는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 문서에 목표 된 체험의 테마가 잘 구현되어 있는가? 과도하거나 중심을 벗어나는 부분은 없는가? 등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결정하는 모든 내용은 체험의 테마에 어울리거나 고객의 체험을 강화시키는 요소 이여야 한다. 즉, 게임 기획의 가장 상단에 고객의 체험을 올려놓고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2. 체험의 세분화 적용
여기에 추가적인 고려해 볼만한 것으로 번트 H. 슈미트의 [체험마케팅]에서 제시하고 있는 전략적 토대인 '전략적 체험 모듈(Strategic Experiential Modules : SEMs)' 이다. 전략적 체험 모듈에서는 체험의 토대를 이루는 부분을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라는 5가지 모듈로 분류하고 각 부분에 대해서 마케팅 사례를 들어가며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온라인 게임과 매우 밀접하게 (게임 자체가 체험 산업임을 감안할 때 매우 당연할 일이겠지만) 연관되어 질 수 있다. 그러면, 이런 5가지 모듈이 게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되거나 설계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감각
게임에서의 감각적인 부분은 직접적으로 사용자에게 관찰 되는 부분이다. 시각은 그래픽, 촉각은 조작성, 청각은 사운드로 대치될 수 있다. (후각과 미각은 오프라인 모임 등에서 계획적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감각적인 부분 역시 체험의 테마에 맞추어 집중될 필요가 있으며 어느 한가지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성을 가진다. 특히 사운드와 조작성 (UI-User Interface)에 대한 것은 국내 게임산업의 취약한 부분이기도하다.
● 감성
온라인 게임에서의 감성적 요소는 구현이 까다롭지만, 단순히 흥미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꼭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감성은 게임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전문적인 작가나 연출가를 고용하게 될 것이다. 이미 몇몇 비디오게임에서는 헐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영상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또한 일본 어드벤쳐 게임 (그것이 비록 말초적인 욕구를 자극한다고 비평하지만 시나리오 자체만 본다면 매우 몰입도 있는 감성을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에서의 그것도 참고할 만 하다.
● 인지
게임은 애초부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했다. 궁금증을 유발하고 다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데 이미 탁월한 부분이 있다. 흥미나 놀라움, 새로움에 대한 탄성 등은 고객의 사고를 확장 시키며 게임이 하나의 이미지로써 자리하도록 돕는다.
설계 단계에서 놀라움과 이어지는 호기심, 파격에 이르는 결말은 사고를 확산시키면서 논쟁과 토론을 불러 일으킨다. 체험과 결부된 다양한 인지적인 요소는 게임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는 패키지 게임과 비교해서 온라인 게임에 매우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상용화 부분의 고객 놀람과도 연계할 수 있다.)
● 행동
특정한 행동을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격투 머신 등의 아케이드 게임이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겠지만, 온라인 게임 역시 이러한 행동에 대한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부 기능적 게임들 (특히 교육용) 은 그 자체로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고객 행동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나 실제적인 행동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서의 캐릭터에 대한 행동에 초점을 집중할 경우 그 체험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사냥터에서 물약을 판매하거나 배달하는 것, 마법 효과 판매, 아이템의 거래 등이 이에 속한다. 유연성있는 게임 디자인은 다양한 캐릭터의 행동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를 통해서 스스로가 게임을 만들어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 관계
관계라는 용어는 단지 게임 커뮤니티 (길드나 혈맹) 에만 국한시키기에는 그 적용의 폭이 매우 넓다. 게임이 싱글에서 멀티로 분기하는 중요한 요점에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식, 상호 영향, 경쟁, 협동 등 관계에서 파생 된 게임의 요소는 수없이 많으며 각 요소는 사용자 수 만큼의 변수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간접적으로 체험에서의 인지적 요소를 보완하며, 온라인 게임의 다양성을 제공해 준다. 실제 생활과 가상의 공간을 고려한 ‘인간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은 체험이 가상의 환경을 벗어나 사회적으로 확장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3. 체험의 안내
잘 설계 된 체험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안내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은 이러한 안내 역할이 미흡하다. 게임에 접속한 유저는 각 기능이나 체험을 경험할 사이도 없이 사소한 이유들로 떠나고 있다. (시스템 불안정등의 기술적인 문제는 차후에 다루기로 한다.) 때문에, 체험의 설계 못지않게 전달의 방법 역시 많은 노력이 할애되어야 한다.
게임의 초반 5~10분에 고객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은 그래픽(시각)과 사운드(청각)이다.
다음의 1시간 동안은 조각성(촉각)이 이를 보완하며, 이후에 인지적, 행동적, 관계적 요소가 혼합되어 체험을 기억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체험 모듈의 전달 방법이 설계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게임의 접속 이전에 여러 마케팅 활동을 통하여 체험을 사전에 주지 시킨다면 몰입의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세한 도움말 같은 수동적인 부분에서 인터페이스 디자인 같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적절한 안내 요소는 체험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은 고객 체험이야 말로 게임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이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기획의 방향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체험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는 사전에 검토되고 제거되어야 한다.
2. 제작 - 체험의 구현
게임의 제작은 각기 다른 파트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제작의 기준이 되는 것은 디자인(기획) 문서이다. 체험을 가장 중요한 상위에 놓는 경우, 문서의 내용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테마나 세부 설정을 함께 설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특정한 맵을 구성하는 경우, 이러한 설정의 배경과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 가능하면 참고가 될 만한 서브 스토리 등도 참조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이와 같은 설정이 유저 (고객)에게 어떠한 체험을 의도하는지를 나타내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부가적으로, 그림이나 간단한 프로토타입 제작 등도 제작 시 간접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특히나 개개인의 개성이 강한 게임 제작 현실에서 이것은 난항을 겪기도 한다. 저마다의 시각과 게임관으로 게임 디자인 문서는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으며, 너무 형식화된 디자인 문서는 개발의 유연성을 앗아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모든 제작인원의 목표(체험의 테마) 공유이다.
1. 구성원의 목표 공유
초기 기획 단계에서 설정된 게임의 구체적인 목표점 (체험의 테마) 은 사전에 모든 제작인원의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일단, 구체적인 체험이 기준이 된 상태에서 디자인 문서는 더 이상 죽어있는 문서가 아니다. 실무자 각자는 주어진 설정에서 '자신이 어떠한 체험을 연출해야 하는가?', '체험(테마)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고객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를 체험하게 되는가?' 를 고민해야 한다. 완벽한 설정 문서란 존재하지 않는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그들의 손에 의해서 디자인 문서를 고객 체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덧붙여서 각 파트별로 전략적 체험의 모듈이 제대로 구현되고 테마를향해 통합되고 있는가 역시 수시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이나 의견의 조율이 필요하다. 이는 전체 개발 일정을 상당히 늘릴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부족한 80%보다는 완벽한 100%만이 고객에게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버겁지만 수긍해야 할 사실이며, 이 때야 비로서 고객체험이 가치를 발할 수 있다. 또한, 내부고객(개발자)에게 스스로가 수행하는 일의 중요성을 끊임 없이 주지시키는 것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것은 다분히 조직문화와 연관 된 부분이기도 하며, 국내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의 난제에 속한다.
이 같은 바탕 위에서 제작이 진행 될 때 부분적으로 주의하거나 체험의 구현을 위해서 집중해야 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2. 체험 구현의 주의 사항
본격적인 컨텐츠 제작에 들어갔을 때 체험의 테마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물론, 변화하는 시장상황을 적절히 고려하고 전체 제작의 진행에 따라서 게임의 디자인이 다소 유동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체험 자체가 변질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런 저런 게임에서 차용한 게임의 요소들을 계획성 없이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전체 개발 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일으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너무도 많은 설정은 개발기간을 늘리고, 체험의 목표를 흐리게 한다.
두 번째로, 제작의 중반 이후에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면 종종 고객의 체험보다는 기능적인 구현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 경우 체험이라는 목적은 사라지고 일반화 된 게임 제작으로 회귀하게 된다. 이렇게 제작된 각각의 기능은 목표 된 체험과 동떨어지게 되고, 부조화로 인한 통합적인 모습에 손상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체험을 목표로 한 제작에서는 적절한 프로젝트 관리와 리스크에 대한 대비, 체험 향상을 위한 회사 차원에서의 배려 (이는 정말 중요하다.) 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세 번째 중요한 사항은 각종 테스트와 서비스 오픈에 따르는 기반 작업의 준비이다. 제작 과정에 필요한 내부 툴 뿐만이 아니라, 추후 서비스나 마케팅 업무에 필요한 기반이 지원되어야 한다. 오픈 이후 뒤늦게 마케팅과 서비스 기획에 들어가는 경우 이러한 지원이 미흡해질 수 있으며, 구조 상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운영 방침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사전에 계획이 잡혀 있어야 하며, 이는 고객 만족과 전달하고자 하는 체험의 질을 고려하여 기획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게임의 기본적인 기능의 완결이라는 측면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소비자의 불만 중 가장 큰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잦은 서버의 다운(Crash)과 렉(Lag), 수많은 버그들이다. 제작사는 온라인 게임에서의 이러한 측면을 너무도 당연시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고객의 체험을 망치는 주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하며, 완성도 높은 게임은 그 자체로 고객에게 훌륭한 체험을 전달하게 된다.
3. 또 다른 시도
사족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게임에서의 개인화 서비스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 보자. 수 많은 온라인 게임이 가입과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활용하는 업체는 많지않은 듯 하다. CRM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논의 될 수 있지만, 이 중 데이타 마이닝을 통한 게임 내 정보 추출 부분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게임 내부에 존재하는 개별 고객의 로그 (개인이 플레이 하는 게임의 다양한 결과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를 활용하여 각 유저에게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이는 맞춤화 서비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표준적인 행동에서 벗어난 패턴을 보이는 경우 이와 관련 된 상세한 도움말 출력해 줄 수 있으며 비 숙련 사용자로 판단되는 경우 행운의 증가, 경험치, 성장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원만한 게임 진행을 도울 수 있다.
단, 이러한 모든 행동은 게임 진행의 표면 아래에서 진행되어야 하면, 가급적 고객이 눈치채지 못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복합 요소는 효과적으로 설계 될 경우 숙련자 집단에서 게임의 복잡성을 증대 시켜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다. 물론 위의 여러 방법들이 부적절할 수 있고 개발 일정을 크게 늘리는 일이 될 수 있을 테지만, 고객 만족과 체험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그 만큼 중요한 일이다.
제작 과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목표 된 테마에 부합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더욱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장인의 자세이며, 이는 전체적인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해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마케팅 - 체험의 포장
사실, 마케팅을 단순히 '포장'에 국한 시키는 것은 그 의미를 너무 협소하게 정의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거론한 대부분의 내용은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며, 때문에 마케팅은 체험의 설계, 관리적인 측면을 모두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의 디자인과 더불어서 종합적인 마케팅 기획안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만, 이곳에서 온라인 게임의 전반적인 마케팅 기획을 다루는 것은 본 글의 주제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본인에게는 아직까지 버거운 일이다. 단지, 제프리 A. 무어의 [케즘마케팅], [토네이도마케팅]은 고객선정(공격포인트선택), 초기런칭(특공대의결성), 입소문(볼링앨리), 확산(돌풍), 상용화(중심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흡사한 부분이 있으며, 온라인 게임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고 있다.
이런 전략적인 흐름 위해서 전개되는 실제적인 마케팅의 전술적 수단들은 반드시 전달하고자 하는 총체적 체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야 하며, 고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간접적인 체험을 상상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근래 게임 음악을 이용한 홍보는 체험의 모듈 중 감각에 속한다.) 이외의 구체적인 마케팅의 수행은 바로 아래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향상부터 시작해서 본 글의 마지막 단락인 상용화에 이르기 까지 부분적으로 나누어 얘기해 보겠다.
1. 고객 커뮤니케이션 향상
해외의 게임들은 제작 초기부터 홈페이지를 통하여 기본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고객은 참여(Engage)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로 발전된다. 단계적으로 게임의 정보를 공개하며, 개발 중간의 각종 리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홍보의 도구로 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고객 피드백을 관리함으로써 로열티를 강화화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얻고 있다.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고객체험을 주요한 목표로 설계하는 경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어떠한 체험을 기대하게 하는가? 어떻게 관심을 지속시킬 것인가? 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체험의 경제에서 고객은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기업의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때문에 고객 스스로가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어야 되며, 이는 고객 의견의 수렴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서비스가 아닌 고객 체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승화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게임 제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일탐방이나 QA (Quality Assurance) 로의 활용 등은 좋은 고객 참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이 수행해야 할 주변적인 업무를 한번 살펴보자. 게임 개발에는 제작 이외에 수 많은 부수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게임에 대한 설명이나 매뉴얼 작업, 홈페이지 작업 등이 그것인데, 가급적이면 개발 이외의 모든 활동은 마케팅에서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부가적인 작업은 게임 제작에서 상당한 인적 자원을 요구하며, 이는 곧 체험 구현의 부실함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케팅이 개발과 완전히 별도의 라인을 구성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사의 게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떠한 체험에 주목해야 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며, 때문에 개발과의 적극적인 교류는 필수적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이다. 온라인 게임의 사업 전략과 관련해서 대부분이 너무도 일반적인 방법만 논의되고 있으며, 단기적인 시각에서 집행되고 있다. 다양한 환경과 방법론 등이 논의 될 여지는 충분히 있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온라인 게임 마케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게임의 기획, 제작, 서비스에 이르는 총체적인 모습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4. 내부 테스트 - 고객 체험의 검증
내부 테스트는 온라인 게임 가치사슬의 일부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 자체로써 제작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고객 체험을 검증한다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중요성이 있다. 내부 테스트는 단순한 기능의 점검 보다는 기획 단계에서 설계 되었던 체험의 테마가 과연 제대로 구현되어 있는가? 를 검증하는 첫번째 단계로 인식해야 한다. 해당 요소에서 고객들은 어떠한 것을 느끼는지, 이러한 체험이 테마에 귀결되고 있는지, 제 3자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객관성이 요구된다.
해외의 게임에서는 별도의 QA팀이 있어서 이를 해결하고 있지만, 열악한 국내 제작 환경 상 20~30명에 이르는 테스터를 보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 마케팅에서 언급했던 커뮤니티 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를 통해서 고객과 친밀도를 더욱 높일수 있으며, 이는 내부 테스트에서 고객 커뮤니티가 보완적인 요소가 아닌 로열티 강화를 위한 주요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단, 직원이 아닌 고객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하며 테스트 룸이나 시간, 장소 등과 함께 보상에 대한 것도 함께 준비 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이지만 내부 테스트에서 중요한 것은 기능 구현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고객 체험을 1차적으로 검증하고 더 나은 개선점을 찾는 실제적인 행위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5. 게임 운영 - 체험의 전달 : 협력자
운영은 고객 만족의 가장 하단에 위치하며 실제적으로 고객이 회사를 느끼는 접점에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훌륭한 체험의 연출로 평가 받는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매장 종업원에 대한 혁신적인 처우 개선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일부 회사에서 운영 직원에 대한 예절 교육 등을 실시했다는 단편적인 기사가 있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교육이나 급여 등의 실제적인 부분에서 아직도 많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게임의 운영이 어떠한 식으로 고객만족, 체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는지 운영의 여러 가지 업무 내용을 보면서 하나씩 살펴보자.
1. 운영 업무
모니터링 (욕설과 부적절한 행위 적발) 과 복구 업무 (아이템이나 게임 데이터) 는 단순히 서비스의 유지와 관계가 있는 부분이다. 고객의 체험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감소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하한선을 긋고 있는 셈이다. 운영자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사람, 혹은 완성하는 인적자원에 속한다. 게임의 분위기를 유도하고, 목표 된 체험에 맞추어 의도된 연출을 실행하는 존재이다. 부정적인 요소는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적극적인 고객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컨텐츠의 관리를 별도로 한다면,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질문과 응답 역시 운영에 대한 몫이다. 일부 정성스럽게 답변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지만, 대부분은 형식화 된 천편일률적인 답변만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개개인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보다는, 적절한 인원과 해당 업무를 학습할 수 있는 사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에서 우선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운영에 의한 고객 서비스의 적극적인 참여는 작은 규모의 온라인 게임 (특히, 클로즈 테스트) 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어느 정도의 규모로 접어들게 되면 최소한으로 그치고 만다. 아니, 철저히 형식적이 되고 만다. 이로 인해서 고객과 회사의 관계는 신뢰가 아닌 형식적 관계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는 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이는 고객의 체험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음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게임에서 운영이 체험의 전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할까 질문 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 협력자, 연출자로써의 운영
온라인 게임은 유저 스스로가 배우이자 관객이 되는 한편의 연극으로 치환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운영자는 게임의 전문가이며,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해박한 지식으로 고객과 교류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즉, 스스로가 게임의 풍부한 컨텐츠의 일환이 되면서 이를 고객에게 푸시(Push)하는 장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의미로, 운영자 상품의 개념으로 확장 될 수도 있다.
최대의 테마마크를 건설하고 있는 디즈니랜드(Disney Land)는 연출자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종업원이라는 말 대신 '캐스트멤버(Cast Member)' 라는 말을 사용하며, 각종 교육을 통한 자질 향상과 기업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사소한 몸짓, 언행, 표정 등이 고객의 체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온라인 게임 중에서 이러한 연출적 요소에 특별한 기능을 두고 있는 게임이 있어서 잠시 소개한다. ‘운영자는 스스로 NPC가 되며, 게임의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적대적인 길드를 전쟁으로 유도하며, 암살자를 청부하기도 한다.’ 이는 연출자인 운영의 근본적인 맥락과 닿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며, 체험의 경제에서 진정한 상품은 무엇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것은 단순한 커피 이상의 체험이며, 이를 통해서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3. 고객 희생도 감소
제임스 H. 길모어의 [고객 체험의 경제학]에는 이러한 배우로써의 서비스 자세를 언급 하면서, 일하지 말고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얘기하고 있다. 미흡한 연기는 체험을 망치고, 환상을 깨뜨리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도하지 않은 적절한 연기와 목적의식, 의도 가진 행동 역시 요구가 된다. (이는 진정한 배우로써의 자세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체험으로써 고객의 만족도와 희생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 고객만족도 = 고객이 기대하는 것 - 고객이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
● 고객희생도 =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것 - 고객이 타협하는 것
희생도의 측정에서 사용되는 '진짜로 원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온라인 게임에서의 고객의 근본적 욕구와 맞물려 있으며, '고객의 타협'은 부실한 정보, 불만족스러운 운영, 잦은 지연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타협이 고객 뿐만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면역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타협의 잠재적인 측면을 좀 더 깊이 들어간다면 더욱 많은 요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말고 희생도를 줄이려는데 관심의 초점이 모아질 때 고객 체험의 요소는 빛을 발할 것이다.
이상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제작 부분에서 얘기 되었던 운영 지원이 필수적이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기능이 정비되고, 내부고객(운영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운영 시스템이 설계가 되어야 한다. 이는 매우 필수적인 것이지만 등한시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 제작의 절반 이후는 운영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생각하면 사치스러운 투자는 아닐 것이다. 고객에 대한 각각의 불만 요청과 처리가 기록이 되어 관리되고, 차후에도 신속하고 편안하게 체험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무리한 기대일까 자문해 본다.
온라인 게임의 운영은 ‘기획 된 체험의 테마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 하는가’ 로 이해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이미 완성 된 체험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운영자 스스로 전달하고자 하는 체험의 테마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마치 연극 대본을 연출하듯이 배우의 입장에서 고객을 대해야 한다. 체험의 경제에서 인적자원에 대한 부분은 가장 신중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 '운영자를 모집합니다' 대신에 ‘훌륭한 배우를 모집합니다’ 는 어떨까?
6. 클로즈 테스트 - 체험 연출의 연습
체험적인 관점에서 내부 테스트와 클로즈 테스트가 구별되는 것은 총체적인 체험적 혼합물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악기가 아무리 좋은 음을 낸다고 하더라도, 화음을 이루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클로즈 테스트에서는 전반적인 시스템 안정성 점검과 함께 반드시 전체적인 인상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고객 체험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사실 대부분의 게임은 너무 많은 요소로 인해서 문제 발생한다.) 미흡하거나 하나의 화음으로 보았을 때 어긋나는 부분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는 제작자가 아닌 마케팅이나 서비스 운영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이며, 과감한 삭제나 변경이 요구되기도 한다. 몰입을 방해하는 각종 요소를 제거해야 함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환상의 유지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 져야 한다. 이곳에서 UI 디자인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된다.
인터페이스는 그 자체로써 고객과 함께 호흡하며 유저와 가상의 환경을 연결하는 첫번째 요소이다. 제작 과정 전반에 UI 전문가를 고용하고 단계별로 사용성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이것이 부족할 경우 의미 있는 컨텐츠가 채 고객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소실될 수 있으며, 체험의 왜곡이 일어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인터페이스에서의 작은 배려는 몰입에 대한 활성제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스타크레프트에서의 UI 구성과 각 종족마다 테마가 변경되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체험의 경계가 확장되는 매우 훌륭한 예로 들 수 있으며, 제작자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고객의 관점에서 실행하는 종합적인 테스트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홈페이지 방문에서 다운로드, 게임 접속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방해요소를 발견하고 사전에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게임 내부의 리스크를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한데, 특히나 과다한 사용자 접속으로 인한 불만 요인은 오픈베타 이전에 충분히 검토되고 차단되어야 한다. (사냥터의 부족이나 렉 등으로 의미 없는 기다림을 반복하는 것은 전혀 고객 중심적이 아니며, 체험적은 더더욱 아니다.)
클로즈 테스트는 그 자체로써 온라인 게임의 가치사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오픈 베타 이전의 가능한 모든 부분의 테스트가 선결되어져야 한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특별한 이슈 없이 고단한 기간을 보내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숙성한 만큼의 값어치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부수적으로 클로즈 테스트는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 해야 하며, 이는 고객의 체험 기대를 유지시키기 위함이다. (불완전한 체험의 사전 차단)
7. 오픈 베타 - 최종 리허설
게임을 하나의 연극으로 보았을 때 오픈 베타는 최종적인 리허설로 비유할 수 있다. 이는 마지막 확인 작업을 의미하며 온라인 게임에서 테스트 해야 할 대규모의 접속 확인을 위해서 거쳐 나가야 할 통과 의례이다. 그간 준비되어 온 마케팅 활동이 극대화 되는 시점 역시 이 시기이며, 단기간에 오픈 베타를 마무리하기 위한 제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나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한 인지도 확대는 이 시기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며, 이 때는 게임의 부수적인 산물 (게임 내 소식, 프로모션 등) 이 이슈화의 중점이 된다. 오픈과 맞추어 고객의 입소문이 전염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이 집중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하겠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발견된 미비점은 최대한 신속하게 보완되고, 다듬어져야 한다. 부정적인 입소문은 특히나 체험의 경제에서 치명적인 것이 된다. 이를 위해서 사전에 집중 점검해야 할 사항을 미리 결정지어 놓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오픈 이후에 컨텐츠를 개발하여 추가하는 것은 베타 기간을 늘리는 주 요인이 되며, 값진 고객 체험 요소를 낭비하는 빌미가 된다. 가능한 모든 기능은 클로즈 기간 안에 사전에 제작되어야 하고, 오픈 시기에서는 최종 점검의 의미만 지녀야 하는 것이다.
오픈 베타는 게임의 간접 체험을 통해서 상용화 시 유료고객 확보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기본적인 검증 후 바로 상용화에 돌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8. 상용화 - 체험의 시작
상용화는 고객에게 전달하는 체험의 시작을 의미한다. 과연 유료화에 걸 맞는 '적절한 체험을 전달하고 있는가?' 를 체험의 양과 질 모두에 걸쳐서 살펴보아야 한다. 더불어서 지속적으로 체험의 소비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장치적 마련도 필요할 것이다. 기억에 남도록 하고, 다시 방문하도록 하는 '추억'이라는 요소는 또 다른 구전마케팅의 시발점이 될수 있다.
상용화에서 고객 체험에 대해서 논의할 때 중점이 되는 부분은 ‘익숙한 체험으로부터의 벗어남’ 이다. 비 예측성을 증가시켜야 하고, 이는 단순 반복적인 체험에서 탈피해야 함을 나타낸다. 마케팅의 주도하에 다양한 이벤트 연출하고 이는 ‘고객 서프라이즈’로 이어져야 한다. [고객 체험의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고객 서프라이즈’를 만족증대, 희생감소 다음 수순으로 놓고 있다.
1. 고객 서프라이즈 (Guest Surprise)
고객 운영에서도 이러한 '놀람'을 활용해야 하며, 게임 내부 컨텐츠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 시킬 수 있다. 이미 특수한 아이템 드롭과 같은 경우는 놀람성. 비 예측성의 적절한 활용의 예이다. 하지만, 이런 서프라이즈 부분은 반드시 기본적인 고객만족을 증대 시키고, 희생을 감소시키는 노력 이후에 더해져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고객 서스펜스를 거론하고 있다.
● 고객 서스펜스 = 고객이 아직 모르는 것 - 과거로부터 고객이 기억하는 것
고객 서프라이즈 역시 동일하게 반복되면 일상화 된 체험으로 귀결되는데, 이를 막기위한 방편으로 서스펜스의 사례를 들고 있다. ‘놀랄일’을 기대하게끔 만들라는 충고는 단순하지만, 체험의 경제에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치밀하게 계산 된 연출에 의해서 시도되고 목적성을 가질 때 더욱 효과적일 것이며, 고객의 시야 밖에서 조용히 진행되어 환상을 유지시켜야 한다.
2. 체험의 확장
한가지 더 살펴볼 것으로는 OSMU에 대한 부분이다. 온라인 게임이 규모를 더해가면서 다양한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커지게 되었다. 오프라인 기재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은 고객 체험의 폭을 가상의 공간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오감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런 것들이 게임에서 전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체험의 테마와 동떨어져 있어서는 곤란하며 전체적인 고객 체험과 연관 지어서 계획될 필요가 있다.
희생감소
놀람
만족증대
위쪽에서 간단히 언급한 테마파크는 이러한 체험의 확장에 딱 어울리는 모델이 된다. 디즈니랜드의 경우는 체험의 뿌리를 그들의 만화에 두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는 영화에 있으며, 이에 게임이 주제가 되는 테마파크의 건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체험적 요소를 동원하고 게임을 현실에서 느끼도록 제작되어야 한다. 게임적 요소를 이용하여 다양한 테마와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으며, 풍부한 이벤트를 연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고객의 총체적인 체험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보통 상용화 시점에서 동시 접속자가 증가하는 온라인 게임은 흔치 않다. 이는 시작이 아닌 마침의 의미에서 업무를 진행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용화 시점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면서 서프라이즈와 서스펜스에 이르는 일련의 활동을 계획하고 집행해 나갈 때,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고 체험적 요소를 더욱 공고히 할 때, 작은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써 브랜드에 체험이 녹아 들어가게 되며, 성공적인 상용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9. 맺는말 - 체험. 그 이상이 것.
별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 지루하게 길어진 느낌이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막상 자신 있게 실행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단지, 설계하고 있거나 제작 중인 여러 가지 체험들이 싸구려로 인식되지 않도록 만들고, 모든 행동에 대해서 고민하며 개선점을 발견하도록 요구하고자 했던 것에 요점을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중심에는 고객 체험에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것 조차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정확한 업무 분담과 내부 조직에 대한 세분화를 통해서 각 분야의 전문화를 이루는 것이 그것이다. (사실 게임 제작에서 문제시 되는 것은 과도한 업무가 아닌, 너무 많은 종류의 업무이다.) 이 외에도 초기 설계나 개발 프로세스, 자금 집행 등의 문제점도 역시 난항을 겪게 되는 걸림돌이다. 이 중 조직 구성에 대한 것을 [체험마케팅]에서의 디오니시안 조직(Dionysian Organization)을 참고하여 간략히 언급해 보겠다.
디오니시안이란 말은 황홀경, 정열, 무제한의 상태를 연상시킨다. 이 조직은 열정적, 창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혼돈 속에서 발전한다. 체험 지향적인 조직은 구성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적 성향을 가장 중요한 지적 자본으로 다루고 있으며 따라서, 내부 마케팅 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조직. 어쩌면 이상적이기만 한 그림이 될수도 있지만, 고객 체험의 연출은 기존의 조직 구성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제반 여건을 통해서 가치 있는 체험설계에 주목하고, 고객 스스로 돈을 지불하게끔 만드는 것이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비지니스의 주요한 목표이다. 베니스의 멋진 풍경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값 20달러는 아까운 돈이 아니다. 그 속에는 진한 체험의 향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체험은 서비스 그 이상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체험 그이상의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게임에서 경험하는 각 체험들이 일시적인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긍정적 방향으로 개인의 삶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것. 비록 지금은 놓치고 있을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우리가 모니터 속에서 타인과 접촉을 시도하며 꿈꾸고 있는 무의식의 굶주림 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