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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사회과학

[구글의 성공 원칙 (3)] 단순하지 않으면 죽는다

by 랭님 2009. 3. 30.

출처 : http://blog.paran.com/aired%40hanmir

● 구글의 두 번째 비결
어느날 구글 본사에 이상한 이메일이 왔다. 별다른 말은 없고 숫자만 들어있었다. 어느날은 36, 어느날은 37 하는 식이었다. 알고보니 구글 메인 페이지의 단어 개수였다. 누군가 숫자가 변할 때마다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구글의 담당자들 역시 메인 페이지의 단어 수를 센다. 어떤 담당자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단어 수를 셉니다. 모뎀을 쓰는 사용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다운로드 시간은 곧 돈입니다."
사실 전용선을 쓴다해도 시간은 돈이다. 다운로드 시간 뿐 아니라 어디로 가야할지 두리번 거리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링크에서 낭비하는 시간 역시 돈이다. 구글은

 


자신들의 상품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 그 담당자가 계속 말한다.
"우리의 상품은 검색입니다.  사람들은 웹을 검색하려고 구글에 옵니다. 메인 페이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검색이 아닌 다른 것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관심없는 것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관심없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은 이 사업을 죽일 겁니다."
초점이 분명하면 버릴 것이 분명해진다. 구글은 단순하다. 뻔하다. 검색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것을 사랑한다. 구글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이다. 우리는 정보 과잉,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에 소음이 넘칠수록 단순함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설명이 길면 항상 패한다. 책은 제목과 초반 몇 페이지에서 승부가 나고, 헐리우드 영화는 5분 안에 결정난다. 단순하지 않으면 죽는다.
개념이 단순하면 디자인도 단순해 진다. 구글은 텍스트 중심의 메뉴 구성, 광고 배치 방법 등 많은 면에서 다르다. 두 개의 버튼이 달린 검색 창도 특이하다.


▲ 버튼들이 말한다. "어디서 찾을래요?"

대부분의 포탈이 흔히 사용하는 드롭다운 메뉴 방식과 눈에 띄게 다르다. 구글에 오는 사람은 검색하는 사람이다. 다른 영역을 검색하는 중에도 언제든 중심이 되는 웹 검색을 바로 할 수 있게 하는 배려다. 혹자는 말한다. "구글에 메뉴가 별로 없어서 가능한 것 아닌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구글은 단순하게 검색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함이 별로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흐트러짐없이 모아놓는 것이 진짜 단순함이다.
구글로 찾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웹, 뉴스, 상품, 사전, 이미지, 일반 파일, 지역, 지도, 공항의 날씨와 상황, 전화번호, 화물 배송 정보, ...
이제는 PC에 있는 파일 검색까지 가능해졌다. PC 파일 검색도 다른 검색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웹에 있든 PC에 있든 모두 검색이기 때문이다.


▲ 다른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PC 검색

독특한 검색 기능도 많이 숨어 있다.
우리 홈페이지를 링크 시켜 놓은 곳 검색
사라진 홈페이지 내용 검색
지난 한달간 갱신된 내용에서 검색
철자 교정하기
검색 결과를 정기적으로 이메일로 받기
구글을 우리 홈페이지 전용 검색엔진으로 쓰기, ...
여섯 번째 기능 같은 경우, 아래의 URL을 간단히 바꾸는 것으로 여러분 사이트만 검색하는 검색엔진을 만들 수 있다.
http://www.google.com/custom?hl=ko&inlang=ko&ie=EUC-KR&domains=
searchmaster.co.kr &&cof=
L:http://www.searchmaster.co.kr/inc_images/logo.gif&q=
&sitesearch=searchmaster.co.kr&lr=
빨간색 자리에 여러분의 홈페이지를, 파란색 자리에 로고 이미지 주소를 넣으면 된다.
구글은 단순하지만 부족하지 않다. 수 많은 검색 영역과 기능이 있다. 모든 것은 메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구글에는 수 만대의 서버가 모여 있다. 슈퍼 컴퓨터까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단순하다. 모든 것이 '검색' 아래 하나로 움직인다. 구글 메인은 광대한 나라로 통하는 조그만 신비의 옷장 문이며, 바다 위로 나온 거대한 빙산의 일각이다. 사람들은 부담없이 혼란없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간다. 복잡한 것은 필요한 때 나타난다.
가장 이상적인 에이전트의 모형은 알라딘의 램프다. 필요한게 있으면 그냥 작은 램프를 문지르면 된다. 복잡한 것은 요정의 몫이다. 가장 쿨한 것은, 필요 없을 때는 군말없이 사라져 준다는 것이다.
"완전함은,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 생텍쥐베리 -
서비스의 초점이 검색이라면, 오래 붙잡아 두기와 다른 걸로 자극하기는 포기해야 한다. 메뉴와 그래픽도 줄여야 한다. 그외에도 검색에 걸리적 거리는 것은 모두 포기해야 한다. FireFox라는 새로운 웹 브라우저가 잠깐 사이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은 대규모 마케팅의 산물이 아니다. '새로운 브라우저' ,'작고 빠른 브라우저' 그 단순함이 사람들을 움직였다. 4.5MB로 모든 것을 더 멋지고 빠르게 해낼 수 있다는데 열광하며 소문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는가?
단순한 것은 강렬하다. 강하고 아름답다.
구글의 두번째 비결: 단순함은 생명이다.
초점이 분명하면 버릴 것이 분명해진다. 더 이상 버릴 게 없을 때까지 버리면 비로소 강하고 아름다워진다. 사람들이 사랑하기 시작한다.


◆ 적용을 위한 질문: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다음에는 구글이 신뢰받는 비결을 살펴보기로 한다.  ▶▶ 다음주에 계속 ...
<덧붙여서>
* 지난 주간 구글은 PC 파일을 검색하는 데스크탑 구글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 '모든 정보의 통로'가 되려는 구글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제 메신저도 만들지 모른다면서 언론들의 구글 미래 예측하기 경쟁도 뜨거워졌다. 포탈이 되려한다거나 인터넷 비즈니스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식의 섣부른 분석도 난무한다. 기자들이 너무 앞서간다. 사실 구글이 황제로 군림할 수 있는 영역은 '모든 정보'이지 '모든 세상'이 아니다.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구글은 허물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자기 것을 지키면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지만, 모든 것에 욕심내면 자기 것도 잃는다. 무엇보다 구글 스스로 잘 알거라 믿는다. 부디!
* 이쯤에서 질문이 나올 만하다. 블로거나 G메일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포탈이 되려는 확장 아닌가? 이 질문은 나중의 글에서 자연스럽게 답하게 될 것이다